이웃과 나누는 마음 한 평 | 조회수 | 15567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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![]() ‘이웃사촌’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이웃이 낯설게 느껴지는 시대다. 도둑이라도 들까 봐 문을 꼭꼭 닫고, 담도 되도록 높이 쌓는다. 하지만 여전히 다른 한 편에서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. 도시연대 내 도시, 건축, 조경을 전공한 사람들이 주축이 된 커뮤니티디자인센터(이하 CDC)가 ‘한평 공원’으로 주민들을 불러모으고 있다. 마을 어귀 버려진 경비초소, 주차장 할 것 없이 그들의 손길이 닿는 곳은 곧 도시의 쉼터이자 주민들이 정을 나누는 곳이 된다. 에디터 | 이영진(yjlee@jungle.co.kr) 사진제공 | 도시연대 ![]() 서울 성동구 금호동 주차장 한편에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. 바닥에는 주차선과 ‘땅따먹기’ 놀이판이 어우러져 있고, 옆으로 빨간 고추가 널려 있다. 그 너머엔 아이들이 그려놓은 벽화가 보인다. 낮에는 주민들의 놀이터, 밤에는 주차장 역할을 수행 중인 금호동 한평 공원은 마땅히 놀만 한 장소가 없는 아이들이 낮 동안 놀이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던 주차장이었다. 도시연대 CDC는 놀이와 주차, 휴식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,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참여를 유도했다. 어린이들의 그림으로 타일 벽화를 제작하고 바닥에 그림을 그려 넣은 것도 공간의 주 이용자인 어린이들의 놀이 행위를 통해 도출된 디자인이다. 이제 금호동 한평 공원은 아이들이 뛰어노는 목소리와 그들의 꿈을 닮은 그림으로 가득 차게 됐다. ![]() 수색동의 한평 공원도 도시연대 CDC와 주민들이 함께 머리를 맞댄 끝에 다시 태어난 곳이다. 그 전까지는 두 갈래 찻길이 양옆으로 나 있어 등교하는 어린이의 안전사고 위험이 제기되고, 매일 쓸고 닦아도 쓰레기가 수북이 쌓이는 공터였다. 도시연대는 아이들이 차에 치일까 염려된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꽃 모양의 깜찍한 안전 표지판과 화단을 조성했다. 골목길의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사례이다. ![]() 도시연대는 2002년부터 ‘한평공원사업’을 진행하며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에 힘을 불어넣어 왔다. “마음만 먹으면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. 하지만 실제 공원이 조성된 후에도 주민들 스스로 유지 및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주민 참여 프로그램이 꼭 포함되어야 합니다.” 도시연대 CDC 김성주 박사는 프로젝트의 차별성과 주민 참여의 과정을 강조한다. 단순히 공원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, 주민들이 마을을 만드는 적극적인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것. 앞으로도 이들의 촉매제 역할인 ‘한평공원사업’은 계속된다. 세상 모두가 이웃과 마음 한 평 나눌 수 있는 그날까지. |